사색의 미학(休) ㅡ 내면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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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쓰는 행위는 펜을 든 명상이다 - 아미엘의 일기 중에서

일기를 쓰는 행위는 펜을 든 명상이다. ㅡ 아미엘의 일기 중에서. 산다는 것은 원래의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매일같이 새로움을 맛본다. 다시 말해 어제를 산 내가 아침이면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뜻한다. 일기는 고독한 인간의 위안이자 치유자다. 날마다 기록되는 이 독백은 일종의 기도라고 할 수 있다. 영원과 내면의 대화, 신과의 대화다. 이것은 나를 고쳐주고, 우리를 혼탁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일기는 자기(磁氣)처럼 우리에게 평형을 되찾게 한다. 일종의 의식적인 수면이고 잠재된 행동이다. 의욕도, 긴장도 모두 멈추고 우주적인 질서 속에서 평화를 갈구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유한의 껍질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일기를 쓰는 행위는 펜을 든 명상이다. " 1872년 1월 28일(51세) 아미..

김수영의 <풀>과 <와선>, 헨델의 <메시아>

풀 / 김수영  풀이 눕는다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풀은 눕고드디어 울었다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발목까지발밑까지 눕는다바람보다 늦게 누워도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바람보다 늦게 울어도바람보다 먼저 웃는다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김수영 전집 1' (민음사)   풀은 이 세상에서 제일로 흔하다. 풀은 자꾸자꾸 돋는다. 비를 만나면 비를 받고 눈보라가 치면 눈보라를 받는다. 한 계절에는 푸르고 무성하지만, 한 계절에는 늙고 병든 어머니처럼 야위어서 마른 빛깔 일색이다. 그러나 이 곤란 속에서도 풀은 비명이 없다. 풀은 바깥에서 오는 것들을 긍정한다.  풀은 낮은 곳에서 유독 겸손하다. 풀은 ..

일기 문학의 백미 - 소로우의 일기 중에서

하루의 조수여, 파도가 해변에 모래와 조개를 남기듯 이 일기장 위에 퇴적물을 쌓아다오 그래서 나의 육지를 키워다오 이 일기장은 영혼의 물살이 오고 간 달력 이 해안의 종이 위에 조개와 해초를 토해내리라.  "1840년 7월 6일 소로우의 일기 중에서 " 자연은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 늘 속도가 일정하다. 싹은 마치 짧은 봄날이 무한히 길기라도 하듯이 서두르거나 허둥대는 일 없이 서서히 싹튼다. 자연은 무엇이든 자신이 하는 일 하나하나에 지극한 공을 들인다. 마치 유일한 목적이라도 되는 것처럼. 자연과 달리 왜 사람은 극히 사소한 행위 하나하나에 마치 영원보다 더한 어떤 무엇이라도 맡겨진 양 그다지도 서두르는 것일까? 몇 겁의 무한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인간은 손톱 깎는 일 따위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도 모..

들숨과 날숨

풀잎이 꿈꾸는 전원의 삶 풍경나의 노후 복지가 담긴 풍경어쩌면 나의 현재는 이보다 더 풍족한삶의 형태 속에서 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그 모든 바탕에 감사함으로 현재가 있기에꿈을 지닐 수 있는 나의 미래가 담긴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넓은 테라스가 있는작은 바위와 다양한 나무 다양한 꽃으로 꾸밀 수 있는 예쁜 정원이 있는 집 자연 속에서의 삶희망으로 담아 보는 시간이지 싶다.오랫동안 꿈을 그린 사람은마침내 그 꿈을 닮아 간다.         ㅡ 앙드레 마를로 2025.2.12.풀잎.  명상에 대한 나의 이해  ㅡ 내 안의 눈높이를 찾아서  나에게 있어서 명상의 세계란 어디쯤에 앉아 있는 자리일까. 종교라는 진리 안에 가두고 싶지 않다. 결코, 추상적인 이치에 있지 않는 세계에 대한 많은 경험이 지니고 있..

가치 - 에바 스트리트마터

가치 - 에바 스트리트마터 (중세 독일 여류 시인)가치의 어원 (밸류 (발레레) )   ㅡ 건강하다. 생명력이 있다.  삶에서 진정으로 값진 것들은모두 값이 없다네 바람과 물, 그리고 사랑처럼  삶을 값진 것으로 만들기 위해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모든 값진 것들에는 값이 없다면그 답을 우리는 어릴 적가난한 시절에 배웠네어릴 적에 우리는 그냥 모든 것을 즐겼다네공기를 공기의 가치에 따라물은 하나의 생명수로서또한 탐욕이 깃들지 않은 사랑을우리는 기꺼이 받아들였네이제 우리는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삶에 이끌려 가고 정신없이 시간을 들이마시고 있네 우리는 바삐 움직이며대신 술을 마신다그리고 사랑이라는이유로서로에게 의무와 무거운 짐을 지운다그리하여 삶은그것을 너무 값싸게 여기는 이들에게너무나 값비싼 대가를 ..

내가 나를 좋아할 때

이 클래스에 오신 이 공부의 최종 끝은이미 소중하다는 걸 아는 것(나를 사랑하기 위한 여정) "김창옥 교수님의 소그룹 강연 1회 중에서 발췌"   산책 일기 - (休)휴  산.책.은.(休)휴.다.하늘,태양,구름,바람,나무,새,꽃처럼 자연과 호흡할 수 있는내 마음을 감성의 속도 손길로 어루만져줄 때영혼의 속도와 일치하는 평화로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산.책.은.(休)휴.다.자연의 속도 평화로움이 흐르는 촉촉한 느낌 부드러운 촉감 흙을 밟으며 거닐 때내 안의 모든 질서가 온전하게 오롯이 쉴 수 있는 쉼이 있기 때문이다. 하루를 자전할 수 있는 쉼을 얻은 기운 나를 지탱할 수 있는 동력이 되어하루하루가 쌓이는 나를 형성할 수 있도록 내 안에 여유를 들일 때세상의 세속에서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는 오롯함을..

생의 결을 닦으며

생의 결을 닦으며  이름이 새겨진 획의 마디에서 미혹한 생을 생각한다. 호흡을 지니고 있는 부질없음의 반경으로 시침과 분침은 하루에도 열 두 번 만났지. 나 자신을 구원할 수 있는 지점이란 초침소리에 귀를 기울였던 명상의 자태 모든 예술의 숨소리 추상어를 품고 있는 감성이 머무는 경계에서 감각의 언어를 지닐 수 있었던 촉각의 스침 한 걸음 멈출 수 있는 곳에서 세상을 품을 수 있었던 시간으로 채워졌음을 기억하려 한다. 나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허물 외형적인 삶이 회의적인 세계였기 때문일까. 숨결이 흐르는 내면의 세계 진정한 변화는 어디에서 오는가. 되풀이하는 어제와 오늘 사이에 무엇이 있어야 했는지. 사색의 가치를 찾는 지점 숭고함은 어디에서 오는가였지 싶다. 스스로에 대한 질문을 잊지 않기 위해 가슴에..

공부란???

공부란?한 생각을 돌이킬 수 있는 힘 (눈 뜸) 공부란?지혜를 눈 뜰 수 있는 기회 공부란?매일매일 공부해야 하는 존재 공부란?공부할 수 있는 안목이 있어야꾸준히 해나갈 수 있음 공부란?수직적인 사고에서수평적인 사고에서입체적인 사고로  공.부.인.지금 내 귀에 들리는까닭은 무엇인가.(안목과 눈높이에 따라서) 공부의 이해내적인 시간의 중요성 (내면의 성숙) 마음의 상태에 따라서 온 세상이 나의 편이 될 수도 있고그렇지 않을 때도 있고그랬지 싶다.마음의 힘듦이 있을 때내 안에 고요함이 되었으면하는 바람이지 싶다.      ㅡ 풀잎 법문 공부 노트에 좋은 내용이 있어서 담아 보았지 싶다 "     진짜 공부란?공부의 의미란?" 일상의 지성적 활동을 통해서정신의 자유를 확장하는 길 " 고미숙 작가님의 강연 영상..

한 해를 보내면서 - 새롭다는 것은

새롭다는 것은 신앙생활은 끝없는 복습이에요." 끝없는 복습입니다. "신앙생활에 예습은 없습니다.모든 정진은 끝없는 복습입니다.영적인 체험은 복습의 과정을 통해서 얻어집니다.종교적인 체험을 얻는다는 것은복습의 과정을 통해서 얻어집니다." 복습은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새로운 시작입니다."어제까지 익혔던 정진은어제까지 끝나는 것입니다.오늘은 또 새로운 시작입니다. " 법정 스님의 보왕삼매론 법문 내용 중에서 "   법정 스님의 모든 진리의 말씀은어떤 종교적인 차원을 넘어서우리 일상 안에서 삶의 전반적인 관점을부여할 수 있는 의미로 다가올 수 있을 때삶의 어떤 고심에서 한 줄기 바람 같은그 어떤 전환점을 만날 수 있다면하는 바람을 담아 보았지 싶다.  2022.1.3. 풀잎.  수행의 이해  - 선근을 닦는 길아..

금강경 공.부.하.기.

개경게 (경을 펼치다 연다) (무상심심미묘법)위없이 깊고 깊은 미묘한 법이여. (백천만겁난조우)백천만겁 지나도 만나기 어려워라. (아금문견득수지)내가 지금 듣고 보고 지니게 되오니. (원해여래진실의)부처님의 참된 뜻 이해하게 하소서. 나는 왜 가부좌를 하고깊은 밤과 새벽의 여운 사이에서금강반야바라밀경 독송을 듣고 있는지.나 자신에게 질문이 있을 때내 마음 안에서 흐르는 오랜 기억과 함께 익숙함으로 전해지는 고즈넉한 풍경을 지닌 평안한 목탁 소리와 함께 거니는 기억 속의 어떤 발걸음이 있지 싶다. 한 해를 또 이렇게 보내게 되는구나하는 아쉬움을 공부의 차원으로 어떤 기원을 담아 평안을 찾을 수 있는공간의 영역에 조금이나마 전해지고 싶음이지 싶다. 2024.12.20.풀잎.   경의 명칭과 유래 금강경의 정..